전체 글100 허난설헌의 삶과 시 (여성 천재, 시대적 한계, 해외 인정) 조선시대 여성 문인 허난설헌은 뛰어난 시적 재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성별과 시대의 제약 속에서 비극적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녀의 시는 국내보다 중국과 일본에서 먼저 인정받았으며, 오늘날까지도 그녀의 삶과 작품은 억압된 천재성과 저항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허난설헌, 조선의 여성 천재 시인허난설헌의 본명은 허초입니다. 그녀의 호인 '난설헌'은 눈밭에 핀 난초가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사군자 중 여름을 상징하는 난초가 눈밭에서 자란다는 역설적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시련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그녀의 인생을 예고하는 상징이었습니다. 허난설헌은 강릉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 허엽은 석경덕의 문하에서 공부한 인물이었습니다. 특히 오빠 허균은 여동생을 '글동무'라 부.. 2026. 1. 28. 정세권의 도시형 한옥 (건축혁명, 할부판매, 독립운동) 일제강점기, 한 건축가가 조선인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건축왕으로 불린 정세권 선생은 전통 한옥을 도시 환경에 맞게 혁신하여 창신동, 익선동, 개동 일대에 수백 채의 도시형 한옥을 건립했습니다. 그의 한옥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문화적 저항이었으며, 할부 판매 제도를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조선인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오늘날 북촌과 익선동에 남아있는 한옥 마을은 그의 혜안이 만들어낸 유산입니다. 도시형 한옥의 건축혁명, 전통과 실용의 결합 정세권 선생이 만든 도시형 한옥은 한옥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1929년 2월부터 3월 사이 한 달 남짓한 동안 창신동에 무려 37채의 도시형 한옥을 건립했던 기록은 그.. 2026. 1. 28. 박수근 화백의 예술세계 (여인의 선함, 나목의 진실, 화강암 질감)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박수근만큼 서민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낸 화가는 드뭅니다. 강원도 양구 출신의 이 화가는 밀레의 만종을 보고 감명받아 평생 서민 화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빨래터의 여인, 잎 없는 나목, 화강암의 거친 질감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박수근의 삶과 예술을 관통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빨래터 여인에 담긴 선함의 미학박수근 작품의 첫 번째 키워드는 '여인'입니다. 그의 그림 속 여인들은 단순히 개인의 초상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낸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집단 초상입니다. 박수근은 빨래터에서 첫눈에 반한 김복순과 결혼하면서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라고 프러포즈했습니다. 부.. 2026. 1. 27. 한명회의 권력 전략 (계유정난, 세조 보좌, 정치 현실주의) 조선 전기 정치사에서 한명회만큼 극명한 평가를 받는 인물도 드뭅니다. 그는 경덕궁 궁직이라는 미천한 자리에서 출발해 불과 14년 만에 의정부 영의정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자, 계유정난의 핵심 설계자였습니다. 두 딸을 왕비로 만들고 네 번의 공신 책봉을 받았지만, 사후 부관참시를 당하는 비극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삶은 냉철한 현실주의와 권력 지향성이 어떻게 한 시대를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명분 없는 권력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증명합니다. 계유정난의 설계자, 한명회의 정치적 혜안 한명회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계기는 단종 즉위 직후의 불안정한 정치 구도였습니다. 문종이 재위 2년여 만에 급서 하면서 12살의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올랐고, 황보인과 김종서가 실질적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이들.. 2026. 1. 26. 하륜의 킹메이커 행보 (풍수지리, 왕자의난, 태종신뢰) 조선 초기 권력 구도의 중심에는 정도전만이 아니라 하륜이라는 또 다른 전략가가 있었습니다. 정도전이 새 왕조의 설계자였다면, 하륜은 그 설계도 위에서 실제 권력의 주인을 바꾼 인물입니다. 신진 사대부 출신이면서도 풍수지리와 관상에 능했던 하륜은 자신이 모실 리더를 스스로 찾아 나섰고, 결국 이방원을 태종으로 만들어낸 킹메이커가 되었습니다. 그의 선택은 현실 정치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대가 요구한 실용주의의 전형이기도 합니다.풍수지리와 관상으로 읽어낸 권력의 미래하륜은 학식이 뛰어난 신진 사대부였지만, 특히 풍수지리와 관상에 관한 안목이 탁월했습니다. 그는 경복궁의 위치를 놓고 정도전과 의견이 충돌했고, 당시 권세를 쥔 정도전의 견제를 받아 한직으로 밀려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하륜은 세상.. 2026. 1. 26. 정도전의 조선 설계 (역성혁명, 민본주의, 왕자의난) 고려 말 혼란기, 한 사상가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정도전은 단순한 개국공신이 아니라 조선이라는 국가 전체를 설계한 설계자였습니다. 그는 맹자의 사상에서 혁명의 정당성을 찾았고, 이성계라는 무장을 통해 그 이상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결국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정도전의 삶은 개혁가의 열정과 권력의 냉혹함이 충돌한 역사적 드라마입니다. 맹자 사상과 역성혁명의 꿈 정도전은 고려 말 신진사대부로 나섰지만, 집안도 별로 볼 것이 없었고 승승장구하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북원의 원나라 사신들을 접대하는 일을 거부했다가 유배를 당하는 사건이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정몽주와 함께 유배를 보내졌던 정도전은, 유배가 풀린 후 정몽주는 다시 관직에 나간 반면 .. 2026. 1. 26.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7 다음